제주도의회 본회의 부결과 마을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던 대정해상풍력발전 사업이 개별 보상금 지급을 미끼로 재추진되어 지역 사회에 다시 한 번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2020년 4월 제주도의회에서 사업을 부결시켰고, 2023년 6월 동일리 주민총회에서 찬성 73표, 반대 99표로 반대 의견이 찬성을 압도하며 백지화되는 것처럼 보였던 대정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제주도의 ‘공공주도 풍력개발사업’에 따라 다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정해상풍력 사업자 측에서는 기존에 마을회에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변경해 이번엔 마을회를 통해 동일리 마을주민들에게 ‘개별적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대한 주민 동의를 다시 이끌어내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작년 마을총회에서 이 사업에 반대한 주민들이 개별 보상금을 받고자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이야기가 마을 내에서 들려온다. 

돈으로 회유하는 방식으로 반대했던 주민들의 의견을 왜곡, 변형하여 재추진되는 이 사업은 제주에너지공사가 지난 5월 20일 공공주도 풍력개발사업 의견청취 공고를 내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동일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매일 진행하여 지역 내 분란을 조장하는 중이다. 실제 한 동일리 마을 주민은 사업자측 본부장과 팀장 등 3명이 서명한 ‘개별 세대 보상금 지급 각서’를 핫핑크돌핀스에 제보하여 이 문제를 공론화시켜달라고 호소하였다. 주민들은 만약 업체 측이 돈으로 왜곡한 민심을 바탕으로 제주에너지공사에 ‘풍력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면 이 사업이 그대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며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대정해상풍력을 반대했던 동일리 주민들은 개별 보상금 지급으로 주민을 회유하고 있는 것에 분노하면서, 이미 작년 주민투표에서 반대로 나타난 주민의 의사를 찬성으로 왜곡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대정해상풍력 업체 측은 금품의 유혹으로 잠잠했던 지역 사회에 분란을 일으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이 사업을 백지화해야 할 것이다. 제주에너지공사 역시 만에 하나 동일리 주민투표 결과 찬성이 높게 나온다고 해도, 사업자가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해 마을에 접촉해 보상금 지급 등 금품 살포 행위를 한 것에 대해 2023년 10월 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풍력발전사업 허가 및 지구 지정 등에 관한 조례 제4조의3 조항에 따라 강력한 불이익을 주어 이 불합리한 사업을 중단시켜야 할 것이다.

대정해상풍력은 이미 대정읍 지역 주민들의 압도적인 반대와 초고압 송전선로 논란, 해양보호생물 제주남방큰돌고래 서식처 파괴 등의 숫한 문제로 인해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명되었다. 그럼에도 사업자는 5.56MW 고정식 풍력발전기 18기를 대정읍 앞바다에서 매우 가까운 지점(해안선 1.2km 이격)에 설치한다는 기존 사업계획을 전혀 수정하지 않은 채 재추진하며 돈으로 지역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만약 사업자가 해안선으로부터 10km 이상 이격하여 부유식 해상풍력을 추진한다는 식으로 사업내용을 완전히 변경하여 연안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면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이 사업의 필요성을 다시 논의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 분열과 생태학살이라는 기존 문제를 전혀 해결하려 하지 않은 채 오로지 지원금 살포라는 미끼를 던지며 이 사업을 재추진하려는 대정해상풍력의 뻔뻔함은 앞으로 도민사회에 더 큰 갈등만을 불러올 것이다. 이미 동일리와 맞닿은 인근 마을 주민들은 대정해상풍력에 대해 반대활동을 할 것이라는 의지까지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공동체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입지조건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건설사업은 ‘친환경이라는 가면을 쓴 대기업의 폭력’에 지나지 않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공공주도 풍력개발사업이 일부 마을에 대한 금품살포 사업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해당 사업이 영향을 미치는 지역 전체 주민들의 의견을 숙의 과정을 통해 충분히 반영하고, 대규모 집중식 발전시스템 대신 소규모 분산형 발전을 지향하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검증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이루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24년 6월 20일 핫핑크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