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논평] 강릉항 남방큰돌고래 안목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강릉항 주변에서 발견되는 외톨이 남방큰돌고래 안목이가 선박 추진장치인 스크루 등에 부딪혀 부상을 입고 있다. 최근 옆구리 부분이 넓게 파이는 부상을 입었고, 이에 따른 감염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안목이의 움직임이 둔화하고 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긴급회의를 열어 구조와 치료를 하겠다고 하는데, 일부 시민들은 안목이 상태가 악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빠른 구조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안타까움과는 별개로 안목이의 구조 및 치료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다. 왜냐하면 한국의 해양동물 구조 및 치료 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인간의 세상으로 넘어온 안목이의 상태를 면밀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유영과 건강 상태의 변화를 파악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안목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인력이 부재하였다. 이제는 안목이가 지금보다 건강이 악화해 운동능력이 상당히 상실되는 것이 확인되면 바로 구조 및 치료가 가능하도록 준비를 갖춰야 할 것이다.
부상을 입은 안목이의 건강 상태와 회복 속도 그리고 유영능력을 지켜보면서 인간의 적극적인 개입 즉 구조 및 치료를 결정할 경우에도 치료기관으로의 후송보다는 현장에서의 치료 후 방류가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구조치료기관이 대부분 사설 아쿠아리움이며, 후송시 강릉에서 가장 가까운 해양동물 치료기관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나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있는데, 두 곳 모두 200km 이상 떨어져 있어 이송과정에서 안목이에게 상당한 건강상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치료가 끝난 뒤 안목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도 ‘강릉항은 위험하니 제주 남방큰돌고래 계군이 살고 있는 제주 연안으로 이송해 방류하자’는 등 각계에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강릉항 방류가 위험한 이유는 먼저 안목이가 선박의 스크루에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빠르게 회전하는 선박 스크루에 부딪혀 부상을 입지 않도록 강릉항 선박들에 대해 스크루망(프로펠러 안전 가드)을 달도록 하면 될 것이다. 선박 스크루망은 폐그물 등으로부터 추진장치를 보호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선박들이 자체적으로 달기도 하는데, 해양보호생물 안목이의 경우에는 충돌에 의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강릉항 일대 선박들에 부착하도록 하면 방류시 충돌에 의한 부상 위험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안목이는 남방큰돌고래로 확인되지만 제주 계군인지 아니면 일본 규슈 계군인지 또는 다른 지역에서 흘러왔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연안정착성 남방큰돌고래들은 때로는 해류를 따라 먼 지역으로 일부 개체가 개별적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안목이 역시 어떤 이유로 먼 곳까지 개별적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강릉 주변 발전소 온배수가 배출되는 곳에서 봄철의 낮은 수온을 견디면서 먹이활동까지 스스로 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 연안으로의 방류는 여러 의견을 청취하여 보다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인간의 손길을 타면서도 야생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목이는 노르웨이 북부에서 2019년 발견되어 2024년 사망한 벨루가 ‘발디미르(hvaldimir)’와 여러모로 닮았다. 러시아 스파이로 의심되었던 발디미르는 노르웨이에서 커다란 인기를 얻으며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또한 사람들에게 너무 가까이 근접하다가 낚시바늘에 걸리거나 선박에 부딪히기도 하고, 양식장 주변을 떠돌다 어구에 얽혀 부상을 입기도 하는 등 수많은 부상에 시달렸다. 노르웨이에서는 인간에 가까이 접근하던 발디미르를 그대로 바다에 내버려두기엔 위험요소들이 너무 많다고 판단하여 벨루가 생추어리(해양동물보호구역)를 조성하려 하였으나 비극적 죽음으로 인해 이 프로젝트는 결실을 못보고 말았다. 그러나 현재 노르웨이에서 다시 벨루가 생추어리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지금 안목이를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선박 스크루에 안전가드를 다는 것과 함께 강릉항 내 낚시를 제한하는 것, 관광 목적으로 선박들이 안목이에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도록 하는 것, 관광선박이 안목이 주변에서 절대 선수파 타기를 유도하며 운항하지 않도록 하는 것 그리고 강릉항 주변 선박 운항시 근처에 안목이가 있지 않은지 살펴본 뒤 저속으로 서서히 엔진을 가동하고, 어업활동시에도 안목이가 그물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 등이다. 이런 시급한 조치를 통해 안목이가 낚시나 조업 및 선박으로 인한 추가 신체훼손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지금처럼 해양동물 구조 및 치료를 사설 수족관에 맡기는 방식이 아니라 정부가 책임지고 해양동물 구조 치료 시설을 확충하고, 해양동물 생추어리를 한반도 해안에 조성하여 심한 부상으로 야생방류가 어렵거나 수족관 감금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한 이들이 바다 환경에서 여생을 보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안목이가 언제까지 강릉항 주변에서 살아갈지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인간 주변으로 다가온 자연의 선물, 안목이가 강릉항 주변에서 안전하게 지내도록 인간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26년 6월 24일 핫핑크돌핀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