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성명서] ‘돌고래 선박관광 처벌법’ 국회 통과를 환영한다
해양보호생물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에 가까이 접근하거나 진로를 방해하는 식으로 괴롭혀온 선박관광 업체들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침내 마련되었다. 위성곤 의원이 대표발의한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이다. 핫핑크돌핀스는 이 법안 통과로 인해 국제보호종 돌고래들의 멸종을 가속화하는 무분별한 선박관광이 종식되고, 돌고래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바다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17년부터 남방큰돌고래들의 최대 서식처인 제주 서남부 지역에서 돌고래 선박관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해양수산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선박을 이용해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관찰할 경우 돌고래 무리 300미터 이내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50미터 이내로는 선박 접근을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었으나 이는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규정에 불과해 위반하더라도 아무런 처벌이 이뤄지지 못했음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를 대상으로 하는 선박관광 업체들이 늘어나고 업체가 도입한 선박수도 늘어나면서 규정 위반 사례도 폭증했다. 현재 이 지역에서 5개 선박관광업체가 성업중이며, 특히 돌고래 무리 한가운데로 달려드는 수상오토바이와 모터보트 등에 대한 처벌도 불가능하다보니 돌고래들의 지느러미 손상 등 심각한 신체 훼손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가 현장에서 명확한 증거를 포착해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한 돌고래 선박관광 규정 위반 적발 건수도 2021년에는 최소 15건, 올해는 현재까지 9건에 이른다. 이것은 핫핑크돌핀스가 확인한 것만 이 정도이기 때문에 실제 위반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처럼 규정을 위반해 보호종 돌고래들에 무리하게 접근하는 선박관광은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먹이활동과 휴식 그리고 사교활동 시간을 빼앗아 돌고래들에게는 큰 위협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개체수 감소의 원인이 되어 왔다. 이에 핫핑크돌핀스는 지금껏 활동가들이 직접 카약을 타고 해상에 나가 선박관광 중단을 촉구하는 직접행동을 수차례 진행해왔으며, 동시에 해양수산부와 제주도 그리고 해경 등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구체적으로는 승선 관광객 대상 생태교육 의무화, 선박 내 규정위반 신고 핫라인 설치, 정부기관의 단속 강화 및 감독관 또는 시민감시자 의무 승선, 운용 선박 하루 관광 횟수 제한, 해양보호생물 대상 관광시 허가제 도입, 규정 위반시 벌점 또는 과태료 부과, 위반 누적시 영업 정지 및 면허 취소, 해안선 1해리 내 선박관광 금지구역 설치 등의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해왔다. 시민들 역시 국민신문고를 통해 돌고래 위협 관광이 사라지도록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부에서는 업체와의 간담회 개최와 시민참여 감시단 운영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보호종 돌고래들에 가해지는 직접적인 위협을 없애기에는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이제 해양생태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돌고래들을 괴롭히는 관광선박에 대한 처벌이 가능해졌으나, 겨우 과태료 200만원 이하에 불과하기 때문에 업체들의 위반 방지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몰려드는 관광객들이 돌고래들에 가까이 접근하기를 요구할 경우 업체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에 비해 과태료는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해양생태계법 체계 안에서는 기존 처벌조항과의 형평성이 있어서 규정 위반 업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면 멸종위기에 처한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보다 강력한 보호를 위해 해양포유류보호법 등의 새로운 법 제정과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 선박관광 금지, 생태법인 도입 등의 후속 조치들이 뒤따라야 한다. 비인간 존재들을 오락거리나 돈벌이 수단으로 착취하는 행위를 없애고, 공존을 위한 더욱 적극적인 정책들이 마련되길 기대한다.(끝)
2022년 9월 28일 핫핑크돌핀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