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성명서] 롯데는 벨루가 전시 중단하고 바다쉼터 조성하여 약속을 이행하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자문을 하는 방류기술위원들이 최근 흰고래 벨라의 방류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러시아 방류가 불가능하고, 아이슬란드나 캐나다 바다쉼터(해양 생추어리)로의 이송도 어려워, 현재의 서울 잠실 지하 수조 이외에는 보낼 곳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동물단체 대표들이 포함된 방류위원들이 롯데 측을 편들며, 벨라의 방류에 백기를 들고 더 이상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롯데와 방류위원들은 중요한 대안 한 가지를 검토하지 않은 채 섣부른 방류 불가 결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바로 일본 또는 국내 해역에 벨루가들을 위한 생추어리를 조성하여 내보내는 것이다. 영국, 독일,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 씨라이프 아쿠아리움 38곳을 운영하고 있는 멀린 사는 자사 수족관에서 고래류 전시와 사육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중국 상하이 창펑수족관에 있던 벨루가들을 아이슬란드에 생추어리를 조성하여 2019년 이송한 바 있다. 멀린 사가 했던 이 방식을 왜 롯데는 하지 못하는가? 돈이 문제라고 한다면, 레저그룹 멀린 사의 자산총액은 2025년 12월 발표한 연차보고서 기준 약 15조3천억원으로, 롯데그룹의 2025년 자산총액 143조에 비하면 약 10분의 1에 불과하다. 자산규모가 10배나 작은 기업도 수족관 벨루가들을 위해 9,600km 떨어진 곳에 넓은 바다쉼터 조성하여 내보내는데, 롯데라고 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는 일본 기업 롯데홀딩스이고, 일본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호텔롯데가 일본 홋카이도에서 오호츠크해와 연결된 가장 큰 호수 사로마호에 벨루가들을 위한 바다쉼터를 짓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 서울에서 이곳까지는 1,580km에 불과해 멀린 사가 상하에서 아이슬란드로 보낸 거리에 비교하면 6배 더 짧다. 이밖에 홋카이도 노토로호 역시 오호츠크해와 맞닿아 있어 수심과 수질 그리고 수온, 면적 모두 벨루가 바다쉼터로서 높은 가능성을 보인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고정락 전 관장이 2023년 10월 국회 국정조사에서 윤미향 의원의 질의에 대한 대답에서 명확히 밝힌 것처럼 벨라를 내보내는데 정말로 돈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일본 홋카이도 적절한 장소에 생추어리를 지어 방류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2019년 10월부터 지금까지 7년간 수조에 홀로 남아 있는 벨라를 방류하겠다고 몇 차례에 걸쳐 공언해온 대기업으로서 책임있는 자세일 것이다.
만에 하나 일본 홋카이도가 어렵다면, 냉수대가 흐르는 한반도 동해안 강원도 고성 최북단 적절한 곳에 벨루가 생추어리를 조성하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 지난 7년간 벨라를 방류한다고 공수표를 남발하며 차일피일 미루며 벨루가 전시를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이 같은 다양한 방안을 해양수산부 및 여러 전문가들과 다각도로 모색했어야 한다. 벨루가 전문가인 해양생물학자 잉그리드 비서 박사는 한국을 방문해 벨루가들이 갇혀 있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여수 아쿠아플라넷, 거제씨월드 등 3곳 시설을 모두 둘러본 뒤 핫핑크돌핀스와 만나 심도 있는 논의를 한 끝에 조심스럽게 한반도 동해안 해역에 벨루가 방류를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마침 해양수산부는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호 일대를 국가해양생태공원 예정 구역으로 지정해놓고 있다. 화진포호는 최대 규모의 석호로서 준설 등의 방법으로 얕은 수심 문제만 해결한다면 해양동물생추어리 조성이 가능하고 국내 3곳의 비좁은 사육시설에 갇혀 있는 5명의 벨루가들을 모두 이송해 널찍한 바다 환경에서 지낼 수 있게 할 수 있다. 강원도 고성군 마차진 일대 또는 저도 앞바다 벨루가들을 위한 바다쉼터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롯데는 언론에 밝힌 것과는 달리 벨라 방류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 아이슬란드 바다쉼터가 다른 벨루가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속내를 진작 드러냈음에도 롯데는 코로나 봉쇄, 아이슬란드 벨루가들의 건강 문제 (추후 단순한 장염으로 알려짐) 등으로 3차례 방류가 순연되었다며 몇 년간 시간끌기만 해왔다. 노르웨이 바다쉼터 추진단체에서는 롯데가 완공시 벨라를 보내겠다는 협력의향서를 체결해준다면 이를 근거로 노르웨이 당국을 설득해 피오르에 바다쉼터 건립이 가능하다고 여러 차례 한국에 연락해왔으나 롯데는 아직 건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만 반복하며 노르웨이를 제외시켰다. 롯데는 캐나다 고래류 생추어리와 2024년 11월에 벨라 이송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고 했지만 이후 후속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는 사이 프랑스 정부에서는 한국의 환경부에 해당하는 생태전환부 장관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자국 법령 개정으로 인한 고래류 수족관 시설 폐쇄 후 후속조치가 문제가 되었던 프랑스 남부 앙티브에 위한 마린란드의 범고래 위키와 케이조를 캐나다 생추어리로 선제적으로 보내기로 협의를 마쳤다고 2025년 12월 발표하였다. 프랑스 범고래들이 먼저 캐나다 생추어리로 간다면 그 옆에 벨루가들을 지내게 하기가 어려워 최근 롯데 방류위원들이 캐나다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롯데의 벨루가 방류는 의지의 문제였음이 명확해졌다. 핫핑크돌핀스의 벨루가 방류 촉구 행동 항소심 재판부 역시 롯데의 '벨라 팔이'를 괘씸하다고까지 지적하였다. 그렇다면 롯데가 가야할 길은 명확하다. 반생명적이고 무책임했던 과거 행태를 반성하고, 멀린 사가 했던 것처럼 적지를 찾아 벨루가 바다쉼터를 조성해 운영까지 책임을 지는 식으로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다. 롯데가 과연 모든 대안과 가능성들까지 충분히 고려해 벨라의 방류를 적극 추진할지 아니면 롯데에 우호적이었던 일부 동물단체의 잘못된 조언을 받아들여 방류 불가능을 선언할지 우리는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다시 한 번 더 늦기 전에 롯데가 벨루가 방류 약속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2026년 1월 19일 핫핑크돌핀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