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돌고래 무덤 거제씨월드 폐쇄하고 해양동물 생추어리 조성하라
지난 1월 21일 거제씨월드에서 돌고래 한 명이 또다시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무려 16번째 죽음이다. 이번에 사망한 개체는 잔인한 돌고래 포획으로 전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일본 다이지마을에서 포획돼 거제씨월드로 수입된 큰돌고래 ‘마크’였다. 자신의 평균 수명 40년에 절반도 미치지 못한 나이 17세에 죽은 것으로, 부검을 통한 직접 사인은 만성 폐렴 및 심낭염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근본 원인은 좁은 수조에 비해 너무나 많은 고래류 동물이 갇혀 있는데서 비롯된 감금 스트레스와 면역력 저하이며, 이로 인해 감염이 곧 사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거제씨월드는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감금 돌고래들이 일정한 동작을 취하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먹이를 지급하고, 이를 관람객들에게 보여주는 형태의 인위적 공연, 즉 ‘생태설명회’라는 이름으로 사실상의 돌고래 쇼를 계속하고 있다. 해양동물을 가둬놓고 볼거리, 즐길거리로 소비하는 수족관의 잘못된 관행이 돌고래 죽음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16번째 돌고래 죽음으로 국내 시설 내 고래류 최다 사망 기록을 가진 ‘돌고래 무덤’ 거제씨월드는 개선 대상이 아니라 퇴출되어야 할 폐쇄 대상이다. 개장 후 지금까지 매년 거제씨월드에서 돌고래가 죽을 때마다 매번 사육 환경을 개선해왔다고 주장하였으나, 돌고래 사망 사건은 여전히 반복하여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16번의 죽음으로 부족한가? 모두 다 죽어야만 이 야만이 끝날 것인가? 죽음의 수조에 남아 있는 9명의 고래류 동물(큰돌고래 6명과 흰고래 벨루가 3명)을 위해 거제씨월드는 그리고 한국 정부는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는 거제씨월드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남은 고래류 동물들이 비좁은 감금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바다와 같은 넓은 환경에서 자신의 본성에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해양동물 생추어리 조성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 바다 한쪽에 고래류 동물을 위한 보금자리(생추어리)를 만들어 이들을 내보낸다면, 남은 생은 인간을 위한 오락거리가 아니라 목숨을 가진 존재로서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침 해양수산부에서 지난 3월 초 발표한 제2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2026~2030)에서도 해양동물을 시설 내 수조에 가둬놓고 사육하는 수족관의 대안으로 해양동물 생추어리 조성을 하나의 추진 과제로 명시하고 있다.
물론 부지 선정부터 주민수용성 및 예산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이것이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미 한국은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을 통해 수족관 고래류 체험과 사육을 금지시킨 바 있고, 반복되는 시설 감금 고래류 사망을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도 이뤄진 상태다. 나아가 늑구 탈출과 돌고래 사망 사건을 통해 동물원 및 수족관은 더 이상 감금 및 전시 시설이 아니라 비인간 동물들이 삶을 다할 때까지 본성에 맞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공간, 즉 보금자리로 전환해야 함도 분명해졌다. 그렇다면 거제씨월드를 비롯한 수족관 고래들이 죽지 않고 살아서 넓은 바다 환경으로 나가도록 기업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현재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한국, 태국, 베트남, 필리핀, 대만, 싱가포르, 북한 등의 아시아 국가에 약 195곳의 돌고래 수족관이 운영 중인 것으로 추산되나 해양동물을 위한 보금자리는 단 한 곳도 없다. 거제씨월드가 큰돌고래 마크의 죽음을 진정으로 애도한다면 동물학대 시설의 폐쇄와 바다 보금자리 조성을 책임감 있게 약속하라. 정부 역시 바다 보금자리 조성을 위한 정책을 효능감 있게 추진하라. 한국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상시운영 바다 보금자리를 만든다면 수족관 감금 돌고래 죽음이라는 비극은 차츰 사라질 것이다.
2026년 5월 6일
거제씨월드폐쇄를위한항의행동, 거제통영녹색당, 국회의원 손솔, 국회의원 정혜경, 노자산시민행동,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녹정시(녹색정치의 시간을 만들어가는 녹색당원들),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사들, 동물해방물결, 동물행진, 들살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사)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살처분폐지연대, 정치하는엄마들, (준)동물교회, 탄소잡는채식생활네트워크, 트랜스보더링랩Trans-boder-ing Lab,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가다나순, 총 20개 시민사회단체 및 국회의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