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논평] 제주도정의 남방큰돌고래 구조전담팀 구성 환영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남방큰돌고래 구조를 위해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정무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남방큰돌고래 구조전담팀(TF) 구성을 지시했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해 인간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제주도정이 남방큰돌고래 구조전담팀을 구성하기로 한 이번 결정을 크게 환영하며, 앞으로 낚싯줄과 폐어구에 얽혀 고통 받는 남방큰돌고래 구조를 위해 활발히 소통하고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한국 사회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해양동물 구조는 대부분 수동적, 소극적 구조에 머물러왔다. 즉 해양동물이 운동성을 잃고 해안가나 육지로 떠밀려오거나 거의 죽음에 이르렀을 때 수동적으로 다가가 구조하는데 그쳤던 것이다. 그러나 그물이나 낚싯줄에 걸리거나 얽힌 고래류의 경우에는 운동성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고, 얽힌 채 무리와 함께 바다 한가운데서 생존의 마지막까지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고래류 구조의 경우 운동성을 잃은 개체가 해안가로 떠밀려올 때까지 기다리는 소극적 구조가 아니라 해상에서 포획과 수의학적 처치를 빠른 시간 안에 안전하게 끝내고 다시 무리로 돌려보내는 방식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구조가 요구된다. 이러한 적극적 구조는 노하우와 경험을 가진 구조단원, 해양동물 전문 수의사와 아쿠아리스트 등의 전문 인력 및 해상 구조에 필요한 선박 등의 여러 장비가 필요한 작업이다.
해양수산부는 ‘해양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의 관리와 지원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해안가에 떠밀려온 ‘좌초’나 완전히 그물에 걸려든 ‘혼획’된 개체에 대한 구조에 머무르다보니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대해서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제도적 한계가 있었다. 즉 폐어구나 낚싯줄에 얽힌 채 발견된 남방큰돌고래들은 대부분 여전히 운동성을 잃지 않고 무리와 함께 해상에서 생활하는 경우여서 기존의 소극적 구조 방식으로는 응급상황에 이르기까지 구조가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구조의 결정적 시간이 지나버리고 꽁이, 단이, 종달이 등의 요구조 개체는 결국 사라지게 되는 악순환이 오랫동안 반복돼왔다.
이제 제주도가 이런 악순환을 끊고 적극적 구조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구조전담팀은 기존 남방큰돌고래 구조를 위해 힘써온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능동적 구조 지침을 만들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만들어가길 바란다. 일단 남방큰돌고래 구조전담팀이 여론이 높을 때만 가동되는 한시적인 태스크포스가 아니라 상시 기관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처럼 공무원 2명이 담당해온 제주도정 내 해양생태 보전 업무를 독립적으로 담당할 부서를 만들고 인력을 확충하며, 구조에 필요한 예산도 지원할 수 있도록 도의회가 관련 조례를 제정해야 할 것이다.
구조전담팀 구성과 함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수중 폐어구 수거와 함께 무분별한 낚시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남방큰돌고래 주요 서식처 일대까지 낚시금지구역과 해양생물보호구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제주도에 하나뿐인 해양동물 구조·치료기관을 추가 지정하는 것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해수부의 고시에 따라 해양동물 구조기관이 되려면 반드시 일정 규모 이상의 수조 등의 치료시설을 갖춰야만 했으나, 구조와 치료를 분리하여 치료기관은 치료를 전담하고 구조기관은 구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중앙정부가 소홀히 해온 해양동물 구조를 지자체에서 하는 동안 이재명 정부는 생태법인 제도 도입과 제주제2공항 백지화를 통해 제주도민 주권을 실현하고 남방큰돌고래 서식처 보전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2025년 6월 17일 핫핑크돌핀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