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항에서 지난 7월 15일 구조돼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수조에서 지내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안목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담당자들이 세부 방류 계획을 세우고 이번 주에 시민단체를 포함한 방류 회의를 열려고 했다가 취소되는 일이 있었다. 지금은 안목이보다는 부캉이 구조에 집중하라는 방침이 내려진 것이다. 그래서 안목이의 야생 방류는 미루고, 부산 북항에 들어와 한 달 넘게 지내며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흑상어 부캉이의 안전한 바다 복귀에 해수부의 한정된 역량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 부캉이는 구조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수온이 내려가면 스스로 인공수로를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안목이는 선박 프로펠러에 가까이 다가갔다가 옆구리에 깊게 페인 상처가 이미 모두 치유되었고, 다른 질병이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상태기 때문에 지금처럼 울산 수조에 더 이상 가둬놓을 필요가 없다. 야생동물을 구조했을 경우 특별한 치료를 마치고 건강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바로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중요한 원칙이다. 인간의 손길을 더 많이 타면 탈수록 야생의 습성이 줄어들고, 성공적 복귀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안목이가 울산으로 이송돼 수조에서 지낸지 이미 세 달이 넘었다. 완전히 건강을 회복해 다시 바다로 돌아갈 준비를 마친 안목이를 그대로 수조에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해수부는 해양동물 구조가 인기순으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길 바란다.
부캉이에 대해 지금까지 정부가 물대포와 그물을 사용해 벌인 두 번의 시도는 구조가 아니라 '강제추방'에 가까웠다. 그리고 부캉이는 강제추방을 완강히 거부하고 부산 북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렇다면 지금은 억지로 부캉이를 내보내려고 하기보다는 면밀히 지켜보면서 스스로 빠져나갈 안전한 환경을 마련해주면 되고, 안목이의 야생 방류도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치료를 마친 안목이의 야생 방류지에 대해서는 강릉, 울산, 제주 등 여러 후보가 있지만, 고심 끝에 같은 남방큰돌고래 종이 지역에 정착해 있는 제주가 적합지로 선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목이의 DNA를 제주 남방큰돌고래 개체군과 대조해 결과를 보고 방류지를 정하는 것이 원래 전제였는데, 그 작업에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어서 이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었던 것이다.
핫핑크돌핀스는 설령 DNA 대조 결과 안목이가 제주 남방큰돌고래 개체군이 아니라고 판정이 나더라도, 제주에 방류하는 것이 다른 지역에 방류하는 것보다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것으로 판단하게 되었다. 강릉은 울산으로부터 긴 육상이송과 선박에 너무 가까이 붙는 문제 행동을 다시 할 수 있어서 방류적합지에서 제외되었다. 해양동물의 긴 육상이송이 치명적이라는 점은 2017년 2월 일본 다이지에서 울산으로 이송된 어린 큰돌고래가 울산 도착 5일 만에 사망한 사례와 지난 7월 캐나다 마린랜드의 흰고래 벨루가들이 미국과 유럽 수족관들로 분산 이송되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4명의 흰고래가 이송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로 사망한 사실로도 잘 나타난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핫핑크돌핀스는 7월 15일 안목이 구조시 발표한 논평에서 출신 계군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현재 안목이가 있는 울산으로부터 긴 육상이송과 항공운송을 거쳐야 하는 제주 역시 적합한 방류지는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안목이를 어디로 방류하건 야생 돌고래 무리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지만 홀로 지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역 남방큰돌고래 개체군이 정착해 있는 제주 연안이 안목이에게 그나마 조금이나마 야생 무리 합류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은 부인할 수 없는 장점이다. 만약 안목이가 제주 개체군에 결합하게 된다면 유전적 다양성이 높아지는 긍정적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 완벽한 정답은 없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곳은 선택하고, 위험 요인을 줄이면서 원서식지와 최대한 비슷한 야생 환경으로 건강하게 돌려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은 해양동물 구조에서 모두가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외톨이 돌고래들의 여러 사례를 연구해온 영국의 리즈 샌드먼 역시 종합적인 상황 판단 후에 안목이의 방류지로 한국에서는 제주가 가장 적합해 보인다는 의견을 핫핑크돌핀스에 전해왔다.
상어를 비롯한 지구생태계 구성원의 이상 행동은 우리에게 도래할 위기의 전조로 여겨야 할 것이다. 핫핑크돌핀스는 정부가 인기만 쫓는 보여주기식 해양동물 구조 정책에서 벗어나 점점 심해지는 기후위기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기초과학 연구 및 보전 인력 확충, 홍살귀상어와 고래상어 등 현재 2종밖에 없는 상어류의 해양보호생물 확대 지정, 국제적 멸종위기 해양동물의 국내 보호종 자동 지정, 해양동물 구조활동 지원 강화, 해양생물보호구역 확대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매진하길 바란다. 해양수산부 2027년 예산이 8조2천억원으로 편성돼 올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는데, 엄청나게 늘어난 해수부 예산 대부분은 해운과 항만 개발, 수산업 지원과 해양산업 등에 집중되었다. 해양난개발에 돈을 쏟아붓는 착취적 태도에서 벗어나 안목이와 부캉이 사례를 계기로 정부가 해양동물 구조와 방류 그리고 해양생태계 보전 정책에 더 많은 역량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26년 10월 20일
핫핑크돌핀스